제품과 기술력 그리고 철학 (Vol.3 – 내하체 편)
그다지 반갑지 않은 단어입니다. 개인마다 견딜수 있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있고, 이를 넘어서게 되면 정신적인 압박이 신체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하며, 의학적으로도 각종 질병과 사망원인에 유관하다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공학적으로도 각각의 재료가 견딜수 있는 허용치가 있으며, 이를 초과하게 되면 영구적인 변형이 발생되거나 최종적으로는 파괴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재료가 선형적으로 거동하는 구간 내에서만 사용되도록 허용응력 내에서만 사용하는게 일반적인 공학적 접근방법이며, 연결된 모든 구조가 허용응력 내에서 디자인되어야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응력의 표현은 작용력을 작용면적으로 나눈값으로 표현됩니다.
여기서, 작용력과 응력은 비례관계에 있고, 응력과 작용면적은 반비례관계에 있는데, 작용력과 응력은 비례관계에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료의 안정성을 검토할 때 작용력을 기준으로 검토하므로 응력을 감소시키기 위해 작용력을 감소시키는 방안으로는 검토되지는 않으므로, 부재의 형상, 재료강성의 변화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패러다임이 일반적입니다.
이처럼 응력의 조정은 동일한 하중을 기준으로 작용면적의 크기를 조절하여 응력이 증가 또는 감소되는 구조를 어렵지 않게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라운드 앵커분야에 있어서는 응력의 크기를 조정하여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한정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지반이라는 불균질하고, 불확실한 변수로 가득찬 재료와 연계되기 때문입니다.
지반조사는 지반의 추세적인 분포를 예측하고, 구성요소의 물리적 시험을 통해 공학적 특성을 한정된 범주내로 가정하는 과정이므로 강재와 같은 면밀한 구조적 계산이 불가능하고,
지반테스트의 상당수는 경험식에 근거하므로 동일한 지반조건이라 하더라도 토질의 성분비, 함수율, 공극 등의 영향에 받을 수 밖에 없어 산술적인 정의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지반에 고정점을 형성 시켜야하는 그라운드 앵커공법에 있어 응력의 최적화는 지반을 배제한 나머지 하중 전이과정에 한하여 검토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그라운드 앵커의 하중이 전이되는 과정을 나타낸 개요도입니다.
긴장력을 도입하는 과정부터 지반에 응력이 전이되는 과정까지 모든 전달단계는 응력이 과다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최적화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⑤지반은 비탄성체지만, 응력저감을 위해 1.5~2.5의 안전율이 적용되고 긴장력이 작용되는 ②강연선은 탄성체로서 0.6~0.65Fu의 허용 안전율이 적용됩니다.
남은 전이과정 중 ③내하체와 ④그라우트 구근의 인터페이스에서 그라우트 구근은 지하수유입, 지하공동, 그라우트 배합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압축강도가 영향을 받게되고 별도의 안전율이 반영되지 않으며, 국부적인 천공홀 붕괴 등 시공과정의 영향을 받으므로 앞서 열거된 전달과정 중 가장 취약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라우팅 공정에 대한 안전율을 상승시키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라우트 구근의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라우트 구근에 하중을 전달하는 구조체인 내하체의 구조적인 보완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내하체의 구조적인 안정성이 곧 그라우트 구근의 안정성으로 이어지는 상호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하체의 구성은 마찰면, 지압면, 내하체의 재료강도로 구분됩니다. 먼저 내하체의 재료로서 알루미늄합금과 주상흑연주철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통상적인 그라우트의 최대압축강도인 30MPa 보다 10배 이상의 강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내하체의 구조개선의 검토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검토대상은 마찰면과 지압면으로 한정됩니다.
내하체의 구조는 마찰면에서 발생되는 마찰력과 지압면에서 발생되는 지압력에 의해 하중을 전달하게 됩니다. 구조적으로는 마찰면을 증대시키거나 지압면을 증대시키는 것 모두 안정성 개선측면에서는 동등한 효과입니다.
하지만, 지압면을 증대시키는 방안은 앵커체의 직경이 증가되기 때문에 천공직경과 소요 그라우트량이 함께 증가되므로 경제성이 훼손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앵커체의 부착면적을 개선하여 안정성을 증대시키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앵커체의 부착면적의 개선은 부착면적의 반경과 부착면적 중 길이방향을 조정하여 이뤄집니다.
여기서, 부착면적의 직경은 지압면의 직경을 초과할 수 없으며, 직경이 적을수록 원주율에 비례하여 부착면적이 감소됩니다. 그러므로 최대 안정적 구조는 지압면 직경에 근접한 값에서 구현되며, 여기에 부착면의 길이 값을 배수로 하여 결정됩니다.
아래의 그림은 국내에 유통되는 하중분산형 제거식 앵커의 내하체의 다양한 형상입니다.
【 다양한 형태의 내하체가 존재하고 구조적 성능도 제각각이다 】
국내시장에 유통되는 다양한 형태의 내하체가 있고, 종류만 10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각각의 재질과 형상이 다르므로 구조적인 성능도 제각각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디자인의 내하체가 공급될 수 있는 배경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하체의 구조검토가 흙막이 안정성 구조검토서에서 다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 : 압축형 앵커의 하중전달순서 , 아래 : 인장형 앵커의 하중전달 순서】
【압축형 앵커의 내하체】 【인장형 앵커의 부착길이】
응력의 전달과정 중 대부분의 설계검토는 "부착길이"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부착길이"란 강연선과 그라우트 구근의 직접적인 부착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과거의 비제거식 “매립형 앵커”의 검토방식입니다. 즉 필요한 하중만큼 부착되는 길이와 가닥수를 산정하는 방식이므로, “내하체”를 사용하여 하중을 전달하는 제거식 앵커의 하중 전달과정과는 다른 상이한 검토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하체의 길이가 짧거나, 혹은 직경이 작더라도 구조적 검증이 되지 않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아래에 A, B, C 내하체는 구조적으로 동등한 것으로 취급됩니다"
위에 예시로 든 내하체를 예를 들자면 좌측의 "백색 A 내하체"를 기준으로 중앙의 "적색 B 내하체"의 부착면적은 약 39%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우측 "검정 C 내하체"의 경우 부착면적은 더욱 감소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하부 지압면에 작용하는 압축거동에 의존적인 구조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부착면적이 작기 때문에 그라우트 구근의 압축강도에 따라 안정성이 좌우되는 시공결과를 낳게 됩니다.
“지하수유입, 지하공동, 그라우트 배합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한 영향”
“별도의 안전율이 반영되지 않음”
“국부적인 천공홀 붕괴 등 시공과정의 영향”
이미 우리는 그라우트 구근의 강도관리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알아본 바 있습니다. 결국 부족한 구조적 성능을 가진 내하체는 그라우트 구근에 과도한 응력집중을 가져오게 되어 최종적으로는 그라우트 구근의 파괴로 앵커의 실패로 이어지게 됩니다.
【처리되지 못한 응력이 사라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가장뒤에 서있는 건장한 남성이 체력적으로 무너지는 이유는 앞에 체력이 약한 여성이 부담하지 못한 응력을 초과하여 부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라운드 앵커의 경우도 위의 예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매커니즘으로 파괴양상이 나타납니다.
상기 예시에서 가장 뒤에 선 남성이 문제가 아니듯, 현실에서도 시공자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지반조건과 열악한 구조의 내하체는 그라우트 구근에 과다한 응력을 전가하게 되며 비약적으로 상승된 시공난이도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하고 열악한 환경에도 성립이 가능한 설계적 접근과 앵커공법의 구조적 성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거동할 수 있는 시공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엔지니어들의 선택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업의 설립목표가 이윤창출임은 모두가 알고 공감하는 이념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영리활동에 근본적인 마지노선이 있다면 그것은 안정성이며 곧 양심의 문제입니다.
소위 “살빼기”라고 하는 원가절감의 예제입니다. 삼우기초기술이 공급하는 내하체의 모델은 가장 좌측의 폐합형 구조이지만, 가장 우측의 모델로 내하체 디자인을 변경한다면 수익성의 상승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삼우기초기술이 이러한 원가절감의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가장 좌측에 위치한 현재의 모델을 고집하는게 아닙니다.
무한한 경쟁의 시대에서 "살빼기"를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시공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행위이며, 흙막이 구조물의 안정성과 기업의 이윤을 맞바꾸는 행동과 다를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용할 수 없는 식재료로 만들어진 요리가 좋은 맛을 낼 수 없듯, 시공 후 땅에 매립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가절감된 내하체는 좋은 시공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기업의 이윤을 위해 구조에 원가절감을 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며, 구조검토 시에도 내하체의 구조적인 안정성 검토가 반드시 수행되어 검증되어야 합니다.
만일 현장에 구조물의 보강상태가 아래의 사진과 같다면, 여러분은 시공을 승인하시겠습니까?
【전체 안정성을 위해서는 모든 구조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이윤과 공학적 양심이 올려진 저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는 기업의 철학에 달린 문제입니다"
이상으로 내하체 구조에 스며있는 기업의 철학에 대해서 소개드리며 “제품과 기술력 그리고 철학 – 내하체편”을 마칩니다.